영화 결백 

감독: 박상현

출연: 신혜선, 배종옥, 허준호

줄거리: 아빠의 장례식장에서 벌어진 막걸리 농약 살인사건

기억을 잃은 채 살인사건의 용의자로 몰린 엄마 '화자'(배종옥)의 결백을 밝히려는 변호사 '정인'(신혜선)이 '추시장'(허준호)과 마을 사람들이 숨기려 한 추악한 진실을 파헤쳐가는 무죄 입증 추적극

 

끝나지 않을 것 같은 코로나라고 판단되었는지, 영화 '침입자' 다음으로 개봉한 영화여서 보게되었다.

드라마 '비밀의 숲'과 '서른이지만 열일곱입니다.' 에서 신혜선 연기가 너무 좋았고 기대가 되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허준호와 배종옥이 나온다고 해서 주저 없이 영화를 보았다.

초중반까지는 예고편에서와 같이 몰입도와 긴장감이 매우 좋았다. 음악도 거슬리는 부분 없이 몰입감을 주었고, 스토리도 흥미로웠다. 내용이 어떻게 흘러갈지 궁금하기도 했고 동생의 연기도, 신혜선과 그 모든 배우들의 연기도 긴장감 있게 흘러가서 집중도 잘 되었다.

그런데..

우선 영화의 특 장점부터 얘기해보자면

배우들의 연기가 스토리를 덮었다 라고 리뷰를 남겼을 만큼, 배우들의 연기는 두 말할 것 없이 훌륭했다.

네이버 영화 사이트의 리뷰의 상당수가 연기 칭찬이다. 누군가는 알바라고 의심을 할 수도 있긴 하지만, 알바라고 해도 이건 당당한 알바가 아닌가 생각이 들 정도로 배우들의 열연에는 칭찬을 백만번 해주어야 한다.

 

허준호와 배종옥에 뒤지지 않는 신혜선의 연기도 너무 좋았고, 배종옥의 부르짖는 장면도 인상 깊었다.

그리고 허준호는 진짜 이런 역할이 찰떡이지 않나 싶다.

킹덤 2에서도 그렇고 국가부도의 날, 이끼에서도 그렇고 그가 주는 무게감과 관객을 몰입시키는 그 능력과 목소리는 타고난 건가 후천적으로 노력한 것인가 나중에 만나면 물어보고 싶을 정도이다.

주연배우들 뿐만 아니라 조연으로 출연한 배우들의 연기도 매우 좋다.

고창석, 박철민이 중간 중간 나와서 혼자 반가워하면서 보았고, 동생 정수역의 '홍경', 신혜선의 경찰 친구 '태항호' 배우의 연기도 음울하고 긴장감있는 영화 가운데 숨을 고를 수 있게 해주는 시의 적절한 연기를 보여주었다. 

그리고 검사역할로 많이 얼굴을 본 정인겸 배우는 진짜 얄미울 정도로 연기를 너무 잘했다. 이 분은 신의 한수에서도 그렇고 목소리와 표정이 예술인 것 같다.

이제 내가 생각한 단점을 말해보자면.. 

나는 영화 보는 중간에 내가 화장실 가는 것을 매우 싫어한다. 영화의 흐름이 끊기는 것도 너무 싫고 자리를 비켜달라고 양해를 구하는 것도 너무 싫기 때문에 영화보기 전에 화장실을 꼭 가거나 영화 끝날 때까지 참는다.

영화 결백은 이러한 나만의 영화 에티켓을 죄책감 없이 깨는 것을 가능하게 해 준 영화이다.

배우들의 아는 형님 출연과 코로나와 같은 나름의 극한 상황 속에서도 영화 개봉을 추진했기에 기대가 더욱이 컸었는데.. 결말이 너무 아쉬웠다. 내용이 갑자기 산으로 흘러가서 (지극히 내 기준임) 진짜 미련 없이 지체 없이 화장실로 갔다. 

돌아와서 영화를 다시 보는데 아 화장실 가길 잘했구나. 영화에 대한 기대가 너무 컸었나 보군.이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고, 그렇게 영화는 마무리되었다. 

뭐 어쨌든.. 이건 내 개인적인 소감일 뿐이고, 오랜만에 영화관을 가서 좋았고, 한국영화를 만날 수 있어서 더 좋았다.

나의 후기는 지극히 개인적인 것이기 때문에 영화 선택에는 영향을 받지 않으셨으면 좋겠다. 

누군가에게 인생영화가 어떤 이에게는 이름도 잊혀질 영화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영화 결백이 누군가의 인생 영화로 .. 남기를... 응원한다. 그래야 다른 작품에서 신혜선과 허준호를 또 만날수 있기 때문이다. 

 

 

아래에서부터는 결말과 관련된 내용이므로, 보고 싶지 않은 분들은 패스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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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훈이 물에 빠지는 장면이 나오면서 영화는 시작한다.

그리고 영화의 중반, 중후반까지도 김석훈에 대한 얘기는 일절 나오지 않는다. 아니 김석훈이 뭐야 배종옥의 숨겨진 스토리에 대한 껀덕지도 언급된 적이 없다. 신혜선의 출생의 비밀에 대한 얘기가 시작되면서 아 설마 진짜 뭐야 를 속으로 외치기 시작했다.

그리고 아니나 다를까, 영화 시작 때 물속으로 빠진 김석훈은 알고 보니 배종옥의 첫 남편이었고, 그와 그녀 사이에 태어난 아기가 신혜선이다. 배종옥의 두 번째 남편이 허준호 등과 작당하여 김석훈을 죽였고, 그에 대한 죄책감 때문에 배종옥과 결혼하여 신혜선을 품게 된다. 신혜선 나이만큼 한 35년 정도 지난 현재 배종옥이 김석훈의 죽음의 비밀을 알게 되었고, 배종옥이 남편을 죽이게 된 것이라는 그러한 결말이다. 

내가 아쉬운 건 연개성의 부재이다. 

범인과 그 과정을 그렇게 결정했으면, 중간에 신혜선과 아빠와의 다툼이라든지, 아빠와 엄마와의 다툼을 중간중간에 넣어주든가, 아님 뭐 신혜선이 아빠랑 안 닮았네 어쩌네를 보여주든가, 아님 하다못해 김석훈과 관련된 얘기를 넣어주든가 했었어야 하지 않나 개인적으로 그렇게 생각한다.

영화 보는 내내 관련된 장면 하나 없이 긴장감을 유지하면서 관객을 스토리 속으로 잘 몰고 가다가 갑자기 뜬금없이 출생의 비밀? 정말 너무 아쉬웠다. 

영화가 110분이다. 그 모든 한 장면 장면들이 소중하고 버려서는 안 되었겠지만 그러면 시간을 늘리든가 해서 좀 개연성이 있게끔,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아 그래서 그랬구나'라는 생각이 절로 들게끔 전개시켰어야 하지 않나 하는 아쉬움이 매우 크게 남는다.

그리고 기분 탓인지는 모르겠지만, 후반부로 다가가면서부터는 음악도 거슬리기 시작했다.

너무 예측 가능한 곳에서 음악이 멈추었을 때에는 진짜 이루 말을 다하지 못하는 그러한 기분이었다.

와 뭐 음악이 내용을 알려주려고 저러나 왜 저러지 왜 저렇게 했지 시간이 부족했나. 그래도 이건 너무한 거 아닌가. 이 생각이 들었으니 말이다. 찾아보니 마당을 나온 암탉 음악을 작업한 이지수 음악감독이다. 마당을 나온 암탉은 정말 잘 보았는데, 이번 영화는 좀 아쉬웠다.

내가 뭐라고 이렇게 아쉽다 좋다를 판단하겠느냐만은, 영화에 대한 지식은 없어도 감동은 십분 느낄 수 있는 시네필의 그저 아쉬움이 가득한 후기라고 봐주길 바란다. 

 

 

2020년 6월 24일

인텔리 스토리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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