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혜선 이종석 주연의 3부작 단막극[사의 찬미]

실화다. 조선 최초 소프라노 윤심덕의 비극적인 사랑을 다룬 실화이다.
이종석이 맡은 인물은 극작가 '김우진'이라는 인물이다. 

이 단막극을 표현하자면 애절하다. 애처롭고, 슬프다. 그리고 한편 한편 볼 떄마다 마음이 절절하다.
찾아보면 실화 또한 많이 애절하다. 많이 알려진 윤심덕의 얘기이니까 극의 내용은 스포가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편하게 쓰겠다.

(아래 내용 스포)

윤심덕(신혜선)과 김우진(이종석)이 썸을 엄청 타는 시기였다. 김우진이 그녀에게 다가갈때마다 본인 스스로 그 마음을 거두려고 마음을 다잡는 장면들이 있었다. 윤심덕과 가까워질 법 하면 마음을 거두고를 반복하는 모습이 보였다. 
그 이유는 바로 그가 유부남이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그는 광주 부잣집 도련님 출신으로써, 정략결혼을 하여 와이프가 있는 김우진이었기 때문에 일본에서 만난 윤심덕과 연을 이어나가면 안되는 신분이다. 그래서 윤심덕에게 자신이 유부남임을 간접적?으로 보여주며 그들의 관계가 정리되는 듯 하였으나, 그러면 이렇게 100년이 지난 지금에 와서 드라마가 계속 만들어 질리가 없지.

김우진과는 관계를 정리하고 돌아왔지만, 결국 다시 그 둘은 만나고 편지로 서로의 근황토크를 주고받으며, 서로의 존재가 퍽퍽한 삶 속에서 한줄기 위로를 담당하였다.

윤심덕은 가장이었다. 자기만 바라보는 부모님과 동생 둘을 책임져야하는 가장이었다. 당시 조선은 외국 클래식을 듣는 것이 대중적인 분위기가 아니였기 때문에 윤심덕이 무대에 설 자리는 많이 부족했다. 그래서 돈 되는 공연은 다 했다고 한다. 
그러다 그녀의 진가를 알아본 조선의 문화인 양성 후원자의 도움을 받아 윤심덕도, 그리고 그녀가 힘들어하던 그녀 가정의 경제적 어려움에서 극복하는 데에도 한걸음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되지만, 이 도움이 그녀의 발목을 잡는다. 
후원자와의 밀애라는 거짓 소문과 손가락질이 그녀를 숨막히게 한 것이다. 

**이 부분에서 동생 둘조차 그녀를 의심하는 상황이 그려졌는데, 이때 보여진 신혜선의 연기가, 내가 [사의찬미]를 기억하게하는 전부라 할 정도로 너무 애절하고 절절하고 슬펐다. 

김우진은 아버지의 가업을 이어받는것에 고통스러워하였지만 그래도 꾸역꾸역 해내려고 하였다. 하지만 그가 사랑하는 글 쓰는 작업 조차 금지를 시키는 아버지 때문에, 점점 숨이 막혀들어왔다. 

이러한 상황에 놓인 그 둘은 결국 일본 크루즈에서 편지와 소포만 남긴 채 사라지게 되고 극은 끝이 난다. 

 

나는 실화인지 모르고 김우진이 유부남이었다는 사실에 입이 터억 벌어지면서 보기 싫어졌다. 김우진(이종석)이 너무 싫었다. '유부남이 감히 그런 비도덕적인 모습을 보이다니!' 하면서 말이다.
극이 그 둘의 이러한 사랑을 애절하게 비추면서 내용이 흘러가길래 '아 이거 불륜 미화 드라마인가..' 라는 생각과 함께 상당히 안타까워 하면서 '마지못해 봐야지..'라는 마음으로 이어서 보려고 했는데..
주인공들의 애절한 연기에 감정이 이입되어, 결국은 그 둘의 불륜이라는 상황은 고려하지 않고 둘이 교감하고 있는 그 '마음'만 바라보게 되었다. 

실화를 찾아보면 많은 글들이 있다. 어느것이 진짜인지는 알 수 없으나, 그 둘이 진정 사랑했다는 것 만큼은 모두가 수긍하는 점이지 않을까 싶다. 이종석의 담백한 연기는 감정이 요동치는 것을 잡아주고 안정감을 주고, 신혜선의 현대적이고 발랄한 어조는 이종석이 연기한 김우진과 상반되어, 더 매력적인 사람으로 그려져서 더 좋았다.

아직도 기억에 남는 장면
-윤심덕의 소문을 의심하며 윤심덕을 추궁하는 동생 둘의 모습에, 세상을 다 놓아버린 허탈하고 좌절하는 윤심덕의 모습
-윤심덕과 김우진이 세상을 떠나자는 대화를 슬프지 않게, 절망적이지 않게, 오히려 웃으면서 하는 모습

시간이 아깝지 않은 3부작이다.
중편소설을 읽는 느낌이다. 
상당히 재미있는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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